Batman : Arkham Asylum


간만에 히어로물을 플레이 해봤다. 
배트맨으로만 치면 먼 옛날 메가드라이브 시절 롬팩으로 즐겼던 이후 처음인 거 같다.


나는 배트맨이 뭔지 알고 게임을 플레이 했을까?


워낙 히어로물 중에서 명작을 찾기가 어려운 터라 딱히 기대는 하지 않았더랬다. 그렇지만 들려오는 소문은 무시 못할 정도였다. 여기저기서 들었던 평을 요약하자면 "플레이타임은 짧은데 잘 만들었다" 정도 되겠다. 물론 메타크리틱 점수가 90점 이상이었다는 점도 무시하기 힘든 요소 중 하나.

도입부에서부터 첫 전투가 이뤄지기까지는 약간 실망스러웠는데, 일단 너무 길었다.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건 스틱으로 배트맨을 이동시키는 게 전부였다. 물론 영어 자막으로 이래저래 배경 설명이 있었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배트맨이 조커 잡는거 아닌가... 그다지 몰입을 시켜주는 역할은 아니었던 느낌이다.

전투는 꽤 재밌는데, 콤보 넣기가 어렵지 않을 뿐더러 타격간의 모션이 매우 자연스럽고 어울린다. 마지막 적의 마지막 타격을 할 때에 영화적 연출을 보여줌으로써 내가 전투를 엄청 잘한 것 처럼 느끼게 해주는 요소도 적절했다. 매 적마다 이런 연출을 해줬다면 연출의 의도를 감상하기 보다, 다음 적을 공격하는 것에 신경쓰느라 오히려 짜증이 났을 법 하다. 

그리고 잠입 액션 요소와 근접 전투가 적절히 조합되어서 굉장히 훌륭하게 레벨을 디자인 해놨다. 종류가 다른 퍼즐을 배치하면서도 난이도가 적절하게 상승하도록 디자인 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도 하루빨리 배웠으면 좋겠다. 이 레벨디자인도 막판에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건 좀 이따가...

전투를 하다보면 죽기도 하고 뭐 그런다. 자코들과 싸우다가 죽는건 뭐 그렇다 치고, 보스급들과 싸우다 보면 처음에 이 보스의 약점이 뭔지, 어떤 전략으로 싸워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것 저것 해보다 결국 죽으면 재시도를 할 수 있는데, 재시도를 하게 되면 텍스트로 가이드가 주어진다. 예를 들면 XX가 덤벼올때 Batrang으로 기절을 시켜보라는 둥... 이거 꽤나 감동적인 장치인데, 쓸데없는 시도를 함으로써 유발되는 짜증을 차단해 줌과 동시에 내가 처음에 이기지 못했던 적을 물리치는 쾌감도 제공해 줬기 때문인 듯하다. 

아쉬운 부분도 몇가지 발견된다. 중간에 배트맨이 약에 취해서 정신 공격을 받는다는 설정이 있는데, 이걸 좀 그지같이 연출을 했다. 마치 렌더러 버그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는데, 거기서 액박을 안껐다 켠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일부러 버그처럼 보이게 한 의도를 잘 모르겠는데, 이 순간 몰입이 확 방해를 받았던 건 사실이다.

이 아래는 스포일이려나...

아무튼 또 다른 아쉬운 부분은 마지막 조커전인데, 일단 조커가 괴수로 변신을 하는게 영 어색하더라. 다크나이트에서도 그렇고 조커의 이미지는 천재적인 두뇌로 누군가를 배트맨과 싸우게 만드는 거지 직접 육체적으로 배트맨과 대결하는 건 좀 아니지 싶다. 글타고 배트맨과 조커가 엄밀히 말해서 1:1로 맞짱뜨는 건 아니지만서도... 여튼 괴수화 된 조커는 어딘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조커전보다 조커전 바로 전에 이루어지는 1:다 전투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전투가 가장 어려웠던거 같다. 이 역시 디자이너의 의도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조커를 잡고 나서 약간 허무했달까... 

덤으로, 조커를 잡고 엔딩 크레딧이 끝나면 다음편을 암시하는 듯한 컷신이 나온다. 뭐 이런거 넣는거야 아무일도 아니고, "피라미드의 공포"의 엔딩에 낚인 후로는 그닥 기대하는 편도 아니지만, 속편도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by 백기사 | 2009/10/04 00:28 | 기타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